뇌가 왕성하게 발육하는 시기인 영유아기 전신마취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➊
이에 따라 영유 아에서의 전신마취의 위험성에 대해서 2012년 이후 세계 각국의 관련 협회 와 유관 단체에서 잇따라 심각한 관심과 경고를 표하고 있습니다.➋
<소아 마취제 및 진정제 사용에 관한 Smart Tots1 합의 성명(2012)>, <영유아의 마취제 및 진정제 사용에 관한 Smart Tots2 합의 성명(2015)>, <척추마취와 전신마취 비교를 위한 무작위대조 GAS시험 2차 결과 발표(2016)>, <미국 FDA 소아 전신마취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발표(2016)>, <호주 및 뉴질랜드 마취 전문대학ANZCA과 소아마취협회SPANZA의 공동 경고(2016)>, <유럽 마 취학회, 유럽 소아마취학회, 유럽 심장흉부마취학회 및 유럽 Safe Tots 마 취 연구 이니셔티브의 2017 합의 성명>, <영국 및 아일랜드 연합 기구의 어린 아동의 전신마취 사용에 대한 공동 전문지침 발표(2017)> 등이 있었습니다. (참고 사이트: https://smarttots.org/)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서 고위결찰술과 복강경 소아 탈장수술 모두 전신마취로 진행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마취 방법을 따지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두 수술법 중 어떤 수술이 전신마취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당연히 마취 시간도 더 짧을 뿐만 아니라, 더 얕은 전신마취로도 수술이 가능한 고위결찰술이 더 안전합니다.
소아 탈장수술은 꼭 전신마취로만 할 수 있는 것일까?
맞습니다. 이 시점에서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소아 탈장수술을 할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없나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복강경 소아 탈장수술은 아기 배 속에 가스를 넣고 복강을 팽창시킨 후 수술을 진행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전신마취를 해야만 할 수 있는 수술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고위결찰술은 수술하는 작은 부위만 마취가 되면 됩니다.
따라서 수술할 자리에 마취 주사를 놓는 동안만 아기가 아파서 심하게 울고 보채지 않을 방법을 찾는다면 국소마취로도 수술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수면유도제를 주사해 아기가 살짝 잠이 들면 그 틈에 얼른 수술할 부위에 국소마 취 주사를 놓아 통증 신경을 마취시킨 후, 피부를 작게 절개하고 고위결찰술을 시행하면 됩니다. 소아 탈장 아기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면 국소마취에 사용되는 수면 유도제도 아기의 뇌 발육에 영향을 주는 약제 중 하나이긴 합니다. 그래도 수면 국소마취 시엔 아기가 살짝 잠이 들수 있을 정도의 최소량만 단 1회 주사하면 되기 때문에 위험 정도를 최소로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신마취 수술은 수면유도제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신경독성 마취가스neurotoxic drug를 수술이 끝나기까지 계속 아기에게 흡입시켜야 합니다. 위의 표는 미국 FDA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마취 시에 사용되는 신경독성 약제들의 목록입니다.
수면 국소마취를 위한 수면유도제는 주사 한번에 보통 10~20분간 약효가 지속되기 때문에 10~15분 정도 걸리는 고위결찰술 내내 더 이상의 추가 투여 없이 아기가 스스로 숨을 쉬면서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습니다. 또한 아기가 잠들자마자 바로 서너 시간 지속되는 국소마취 주사를 놓기 때 문에 수술하는 동안뿐 아니라 수술이 끝나고도 여러 시간 동안 아기가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습니다. 참고로 국소마취 주사제는 신경독성이 전혀 없습니다.
반면 전신마취에 사용하는 약제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더 종류가 많고, 양도 많습니다. 수술 시작 전 미리 마취 유도를 위한 수면유도제와 마약성 진통제를 주사한 후 자가호흡을 억제하고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근육마비제를 주사합니다. 그러고나서 플라스틱 튜브endotracheal tube 를 아기의 입을 통해 목의 기도에 삽입한 후 인공호흡기를 연결하고, 이 튜브를 통해 수술이 끝나기까지 마취가스를 지속적으로 흡입시켜야 합니다.
이렇게 전신마취를 위해 사용되는 여러 약제들은 결국 아기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특히 수술 시작 전 준비 단계부터 수술이 끝나기까지 내내 인공호흡기를 통해 주입되는 마취가스는 아기의 대뇌피질 발육에 악영향을 줄 위험이 높습니다.
실제로 요즘 발표되는 연구 논문들에 의하면 4세 미만 아동에게 2회 이상 전신마취 수술을 할 경우 아기의 뇌 발육에 악영향을 주어 성장 후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과잉행동장애ADHD 등도 유발될 수 있다는 경고들이 많습니다.➌
2016년 12월, 미국 FDA는 다음과 같은 의약품 안전 커뮤니케이션Drug
Safety Communication을 통해 “3세 미만 어린이의 수술 또는 시술 중 전신마취제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3시간 이상 사용할 경우 어린이의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를 발표했습니다. FDA가 발표된 여러 전 임상 및 임상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입니다.
DSC는 마취과의사와 외과의사는 아기의 수술을 시행하기 전에 보호자에게 전신마취제의 부작용 가능성과 수술 시기를 안전하게 미룰 수 있는 지 없는지를 설명해야 하며, 해당 수술로 인해 마취제에 노출되는 시간과 향후 추가 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상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❹
1회의 3시간 미만 전신마취 수술이 아기의 뇌 발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FDA의 공식 입장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단 1회의 전신마취제 노출만으로도 인지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➎
64,141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결과를 2020년 봄에 발표한 일본의 고바야시 등도 자신들의 논문에서 1회의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아기들도 의사소통communication, 큰 동작gross motor, 미세운동fine motor, 문제해결problem solving, 사회성personal-social 영역 등 측정한 5개 영역 모두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2회와 3회 이상 등 전신마취의 횟수가 증가할수록 각 영역의 장애 빈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고 했습니다.➏
워크던Walkden 등은 유소아에서 전신마취의 뇌 독성 문제에 대해 광범 위한 저널 리뷰를 정리한 자신들의 2019년 논문에서, 전신마취의 신경독성 가능성 문제는 현대 소아마취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이에 대한 합의된 의견을 도출하기 위한 충분한 증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설령 짧은 전신마취 수술인 복강경 소아 탈장수술을 한 번 받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향후 전신마취가 꼭 필요한 상황이 피치 못하게 생길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전신마취 수술의 기회는 최대한 아껴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또한 뇌의 발육이 완료된 성인의 경우에도 전신마취가 인지장애와 치매 발생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논문들도 나오고 있는 만큼, 3세 이후 아동들이라도 가능하다면 전신마취는 피하는 것이 최선일 것으로 생각됩니다.➐
참고문헌➊ Laszlo V. Anesthesia and the developing brain. In Bissonnette B. Pediatric anesthesia: basic principles-state of the art-future 2011: pp. 43-57. Shelton, Connecticut: People’sMedical Publishing House-USA.➋ Walkden GJ, Pickering AE, Gill H. Assessing Long-term Neurodevelopmental Outcome Following General Anesthesia in Early Childhood: Challenges and Opportunities,Anesthesia & Analgesia. 2019; 128(4): 681-94.➌ Backeljauw B, Holland SK, Altaye M, Loepke AW. Cognition and brain structure following early childhood surgery with anesthesia. Pediatrics 2015; 136(1): 1-12.Culley DJ, Maze M, Crosby G. Reprogramming of the infant brain by surgery with general anesthesia. Mayo Clin Proc 2012; 87(2): 110-3.DiMaggio C, Sun L, Li G. Early childhood exposure to anesthesia and risk of developmental and behavioral disorders in a sibling birth cohort. Anesth Analg. 2011; 113(5): 1143–51.➍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Website: http://www.fda.gov/Drugs/DrugSafety/ ucm532356.htm; accessed December 23, 2016.➎ https://www.fda.gov/drugs/drug-safety-and-availability/fda-drug-safety- communication-fda-review-results-new-warnings-about-using-general-anesthetics-andIng C, DiMaggio C, Whitehouse A, Hegarty MK, Brady J, von Ungern-Sternberg BS, Davidson A, Wood AJJ, Li G, Sun LS. Long-term differences in language and cognitive function after childhood exposure to anesthesia. Pediatrics. 2012; 130 (3): e476-e485.➏ Kobayashi Y, Tokuda N, Adachi S, Takeshima Y, Hirose M, Shima M, JECS group. Association between surgical procedures under general anesthesia in infancy anddevelopmental outcomes at 1 year: the Japan Environment and Children’s Study. Environmental Health and Preventive Medicine 2020; 25: 2-41.➐ Chia WC, Che CL, Kuen BC, Yu CK, Chi YL, Chi JC. Increased risk of dementia in people with previous exposure to general anesthesia: A nationwide population-basedcase–control study. Alzheimer’s & Dementia. 2014; 10(2): 196-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