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심각한 문제들을 갖고 있는 인공망 탈장수술이 어떤 경로로 이렇게 널리 퍼지게 된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과거로부터 시행되어오던 자가조직 탈장수술이 매우 높은 재발률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높은 재발률의 원인으로 당시 의사들은 벌어진 탈장 구멍을 당겨 꿰맨 결과로 발생한 장력(張力, 벌어지려는 힘, tension)을 지목했습니다. 즉 높은 장력으로 봉합 부위가 다시 터져 탈장이 재발한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장력을 발생시키지 않는 새로운 탈장수술법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등장한 것이 인공망 탈장수술이었던
것입니다. 인공망 탈장수술은 탈장구멍을 덮고도 남을 만큼 넓은 인공망으로 탈장구멍 주변을 덮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탈장구멍을 당겨 봉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공망 탈장수술을 무장력(無張力, tensionless) 탈장수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해결책은 재발률을 줄이는데 있어 절반의 성공이었을 뿐입니다. 과거 10-30%의 어느 정도 줄이는데 성공은 했지만 여전히 10% 전후의 재발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공망 탈장수술은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했을 뿐입니다.
재발률을 줄인 공로보다 기존에 없던 심각한 인공망 후유증을 초래한 과오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즉 인공망 탈장수술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수술법이라는 것이 저희의 판단입니다.
그러면 무장력 탈장수술의 극치인 인공망 탈장수술의 재발률이 여전히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것은 바로 탈장재발의 원인을 잘못 짚은 데 있다는 것이 저희의 판단입니다. 즉 과거의 자가조직 탈장수술의 높은 재발률의 원인은 장력 때문이 아니라 기존 수술법 자체의 결함 때문이었습니다.
① 서혜부탈장엔 생기는 부위와 생기는 원인, 그리고 생긴 모양이 다른 두 종류가 있습니다.
즉 간접 서혜부탈장과 직접 서혜부탈장입니다. 그런데 과거에 시행되던 대부분의 자가조직 서혜부탈장수술은 간접탈장과 직접탈장 각각의 차이를 무시하고 일률적인 방법으로 수술을 했습니다.
즉, 종류에 따른 맞춤수술 즉 정확한
수술이 안된 것입니다. 그 결과가 높은 재발률로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이런 잘못이 인공망 탈장수술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② 과거의 수술법은 탈장구멍을 막으면서 힘을 받을 수 있는 튼튼한 근육과 인대를 정확하게 사용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근대적인 서혜부 탈장수술이 시작된지 15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재발이나 후유증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는 데는 서혜부의 매우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가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복잡성으로 인해 탈장구멍을 정확히 찾아서 튼튼한 조직을 이용해 봉합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 결과 이미 손상돼 있는 탈장구멍 주변의 근육을 그대로 사용할 위험이 있습니다. 1890년에 발표된 자가조직 탈장수술법인 오리지널 바씨니 탈장수술의 재발률이 2.7%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대를 이어 전수된 변형된 바씨니 탈장수술의 재발률이 10-30%까지 높아지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후대 의사들이 튼튼한 근육을 찾아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오리지널 바씨니 탈장수술을 거의 유사하게 복원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숄다이스 탈장수술’(Dr Shouldice가 1945년 개발한 자가조직 탈장수술법의 일종으로 현재도 캐나다 숄다이스 병원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음)의 재발률이 2%대로 발표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과거 자가조직 탈장수술의 재발률이 매우 높았던 근본적 이유는 튼튼한 근육을 사용한 맞춤수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당겨 꿰매는 수술법으로 인한 장력 때문이 아닙니다.
즉 인공망 탈장수술법은 잘못된 진단을 근거로 개발된 수술법이며, 인공망 탈장수술이 여전히 10% 전후의 높은 재발률을 갖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 탈장수술법의 높은 재발률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는 ‘튼튼한 근육을 사용하는 정확한 맞춤 탈장수술’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결국 인공망 탈장수술은 잘못 태어난 수술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