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소마취의 장점이 이렇게 많고,
안전하다면 왜 많은 병원에서 사용하지 않나요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순수하게 궁금증으로 묻는 분들도 있고, 국소마취에 숨겨진 치명적인 단점이라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으로 질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저희가 추측한 답변을 드립니다.
첫째,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시행합니다.
따라서 집도의인 외과의사는 마취를 직접 책임질 필요 없이 마음 편하게 수술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그러나 국소마취는 수술하는 외과의사가 직접 마취 주사를 놓아야 합니다.
의사가 주사를 놓으면 엉뚱한 곳에 마취가 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외과의사 입장에서는 직접 마취까지 해야 하는 이런 번거로움을 떠안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둘째, 아무리 간단한 국소마취 탈장수술이라도 직접 눈으로 본 적이 없으면 쉽게 시행할 수가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부위에 어떤 농도의 국소마취제를 얼마나 주사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국소마취 탈장 수술이 널리 행해지지 못하는 이유는 이처럼 직접 보고 배운 의사들이 거의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요즘에는 복강경 탈장수술을 하는 병원이 점점 늘고 있어 국소마취로
탈장수술을 받을 기회가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복강경 탈장수술은 국소마취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넷째, 수술 범위가 넓으면 마취를 해야 하는 범위가 커져서 더 많은 양의 국소마취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소마취제의 최대 허용량 내에서 완벽한 무통 마취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대 허용량이 정해져 있어서 더 넓은 부위를 주사하려면 마취제를 더 많이 희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마취제가 희석되면서 약효가 떨어져 완벽한 무통 상태로 마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수술 중에 환자가
통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작은 범위로 가능한 탈장수술법이 아니면 선뜻 국소마취로 진행하지 못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