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배 속에 있는 장은 배를 둘러싸고 있는 배의 근육,
즉 복근腹筋이 코르셋(배와 허리의 맵시를 내기 위하여 배에서 엉덩이에 걸쳐 받쳐 입는 여자의 속옷처럼 장기 주변을 받쳐주기 때문에 제자리에 얌전히 들어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복근이 일종의 장벽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장벽 역할을 하는 복근의 한 부분이 벌어지면서 구멍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장이 구멍을 통해 빠져 나오려고 할 겁니다. 벽에 생긴 틈새로 쥐가 들락거리는 것처럼요. 이처럼 장기가 배 속의 제자리를 벗어나 돌출되는 증상을 탈장이라고 합니다.
탈장의 종류
탈장의 종류
탈장은 배 주변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서혜부 탈장이 제일 많이 발생합니다.
그 외에도 배꼽 탈장이나 대퇴 탈장, 상복부 탈장epigastric hernia, 요부 탈장lumbar hernia, 슈피겔리안 탈장Spiegelian hernia, 폐쇄공 탈장obturator hernia 등 생기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이름의 탈장이 발생합니다.
특정한 위치에 국한하지 않고 복부 수술 상처를 통해 발생하는 탈장도 있습니다. 반흔 탈장이라고 합니다. 반흔 탈장은 복강경 수술을 위해 구멍을 뚫었던 곳이나 개복 수술을 했던 자리가 다시 벌어지면서 발생합니다. 복강경 수술 구멍으로 탈장은 특별히 투관침 탈장trocar-site hernia이라고도 부릅니다.
투관침 탈장을 비롯한 반흔 탈장은 특히 재발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횡격막 탈장은 다른 탈장과는 달리 흉곽과 복강의 경계 역할을 하는 횡격막에 있는 선천적인 틈이나 식도가 통과하는 틈 옆을 통해 흉곽 내로 장이 탈출되는 탈장입니다. 발생률이 적을 뿐만 아니라 겉으로 보이지 않는 부위에 발생하기 때문에 진단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탈장의 증상
탈장의 증상
탈장은 복근의 구멍을 통해 장이 탈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근육을 덮고 있는 지방층과 피부까지 뚫을 수 없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살 밑이 볼록하게 솟아오른 것처럼 보입니다. 볼록 올라왔다가도 자리에 누우면 솟아올랐던 부분이 다시 없어지는 것은 장 자체의 무게 때문에 다시 제자리로 끌려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탈장된 장이 복근의 구멍, 즉 탈장구멍에 꽉 끼이게 되면 자리에 누어도 제자리로 들어가질 않아 볼록하게 만져질 수 있습니다. 이를 ‘감돈 탈장’이라고 합니다.
감돈 탈장은 장이 들어 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다가 서서히 장이 탈장구멍에 끼이거나 탈장주머니 벽에 들러 붙으면서 발생합니다. 많은 경우는 들락날락하던 대망大網이 탈장주머니 벽에 들러붙어 제자리로 들어가질 않아서 발생합니다. 이런 현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진행되는데 수술이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기 전에 수술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때론 평소엔 잘 들락거리던 탈장이 어느 순간 갑자기 탈장 구멍에 끼면서 들어가질 않는 급성 감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통 심한 통증과 더불어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자칫 장이 썩는 교액이라는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응급으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탈장은 통증이 있을 수도 있지만 통증이 전혀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따라서 통증이 없다고 탈장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혹은 통증이 없으니까 괜찮겠지 안심하고 탈장을 방치하면 안됩니다.
결국 탈장은 점점 진행이 되고 또 어느 날 갑자기 감돈과 교액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탈장수술 전 통증이 있던 분들은 수술 후 만성 통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더 높아집니다.
따라서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빨리 수술을 받으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탈장으로 인한 통증은 대개 탈장 부위가 볼록해지면서 뻐근한 둔통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가끔 어떤 분들은 탈장 부위가 따끔거린다거나 화끈거린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서혜부의 신경 손상에 의한 것이라서 너무 오래 방치하면 수술 후에도 신경 손상이 회복되지 않아 통증이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신경 손상이 더 깊어지기 전에 빨리 수술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