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수술에 대체 재료prosthesis를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사실 근대적인 서혜부 탈장수술이 시작된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시도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다른 부위에서 채취한 자신의 근막筋膜, fascia이 대체 재료로 쓰이기도 했지만 수술 부위가 광범위하고 근막을 채취한 부위의 기능 소실이 발생하는 등 합병증이 심각해 중지되었습니다.
이물질異物質도 시도 되었는데, 은 망사silver filigree나 탄탈리움tantalium, 린넨linen, 면cotton 등 다양한 재료들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감염 위험을 높이고 다루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1950년대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합성수지가 등장하며 대체 재료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오늘날과 같은 인공망 탈장수술이 가능해지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인공망의 구조>
이때 등장한 폴리프로필렌 polypropylene이나 폴리에스터polyester 혹은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olytet- rafluoroethylene, PTFE 등이 현재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눈으로도 봐도 짐작할 수 있듯이 매우 질긴 구조를 갖고 있으며, 균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성질로 인해 실생활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 범퍼, 질긴 로프, 쇼핑백, 각종 생활용기와 수납 박스 등 입니다.
즉, 폴리프로필렌이라는 합성수지는 주변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플라스틱인 것입니다. 폴리프로필렌은 모기장의 재료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빈곤 국가에서는 비싼 의료용 인공망 대신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모기장을 멸균 소독해서 탈장수술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여러종류의 인공망>
어떤 분들은 ‘인공망에 특수한 기능이나 성능이 있어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하고 기대를 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인공망이 살로 변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탈장수술에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인공망은 질긴 플라스틱 망사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물고기를 그물에 가두듯이 장이 빠져 나오지 못하도록 덮어 붙여두는 질긴 플라스틱 그물망일 뿐입니다.